비가 오던 림버그. 집회 전에 느껴지는 낮은 자존감은 비처럼 내렸다. 집회 전에는 항상 그렇게 일년 동안 쌓아온 모든 것이 낮은 자존감으로 투하되고 나는 그렇게 외줄타듯 집회를 혼자 준비하고, 기도하고, 또 불안해 한다. 하지만 그러한 마음에 비해 여기 이 작은 tiny home은 나를 부드럽게 감싸 안아주었다. 푸르른 나무들은 울창하게 서서 내가 잘 때에도, 밥 먹을 때에도, 기도할때에도 나를 바라봐 주었다. 특유의 그 비가 온 뒤의 시원함이 기억에 남는다. 시원한 잔디와 바람 냄새, 저녁이 되면 흐르던 적막의 따스함… 도망치듯 유럽에 온 나여도 괜찮다고 말해주는것 같았다. 타닥타닥 창문을 치는 빗소리는 내게 부드럽게 항상 말을 걸어주었고, 그 부드러운 말소리를 들으며 나는 오후 내내 시차를 못이기고 달콤한 잠을 며칠 내내 잤다. 그렇게 이틀정도 지났을때, 내 마음은 조금이나마 괜찮아진것 같았다. 거울 속의 내가 하염없이 못생기고 이상해보일 때가 있었어도… 좀 괜찮아 지는것 같았다. 그런 아픈 마음들도 잠 속에서, 빗속에서, 다 떠내려 간듯 했다. 아주 조금은. 까슬까슬한 재질의 회색 이불이 두 다리를 감싸고 천장에는 빗소리가 하염없이 두드리며 노래를 만들어 주는듯 했다. 그렇게 나는 여기도 저기도 가지 못한 채, 온전히 비를 통해 위로를 받았다. 빗속에서 드는 잠이란 그런 것일까. 새벽이면 깨어 숲속 어두움의 냄새를 맡았다. 그 속에서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운동을 했다. 조용하고 차분한 날들이 지나갔다. 내 마음도 그런 작은 공간 속의 반복되는 루틴을 통해 조금씩 회복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Limburg was like my intro to Europe week. I got to Germany few days before for jet lag adjusting but totally failed and slept every day throughout the day. It seems like there was much more tiredness that was accumulated in me, or I tend to sleep when I want to run away from things… From my family, from the responsibility as the leader of media team… Whatever that is. Just few days sleeping and eating healthy was enough for me to be restored a little bit. Even though, as always before the conference my self esteem becomes low every time I look at the mirror - however, I really wanted to embrace me the way I am but it was difficult. I also decided that it was difficult. Encounter was the only way, to breakthrough. The wide window at the tiny home reflected so much green, all day, and gave me comfort. Gave me a confidence that was about to lose. My sadness was slowly melting, very slow, not yet, but beginning to.
도착하자마자 나는 짐만 맡기고 장을 보러 갔다. 장을 보러 가는 길은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비가 오는 숲길이었다. 얼마만에 보는 시골의 유럽 건물들인지… 파스텔톤의 노란색과 분홍색 집들이 조용히 빗속에서 서있었다. 그곳에서 처음 샀던 진홍색 작은 머리의 장미 다발. 두웅큼이나 큰 맘먹고 사고 돌아오는 길에 거세지는 비를 피해 작은 정자에 앉아있었다. 돌아보면 나는 여행을 다니는 이유가 결국 나를 조용히 받아줄 장소를 찾아 나서는것이 아닐까 싶다.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은채, 나의 온전한 존재와 감정, 기억, 그곳에서의 시간을 정적으로 받아주는것은 장소뿐이다. 그 많은 장소들은 어떠한 사람이 꾸미고, 짓고, 관리하고, 남겨둔 채, 그 누군가의 체취와 체온이 나를 간접적으로 감싼다. 그리고 나는 그 짧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쉬며, 머물다, 결국 위로 받고 떠난다. 장소라는 힘은 그렇게 강력하다. 그리고 장소는 결국 그 누군가를 나타내는 간접적이면서도 너무나 직접적인 형태이다. 나는 그렇게 간접적으로 누군가의 따스함을 원해서 그렇게 여행을 떠나는것일수도 있다. 우리 모두는 집을 찾고, 쉴수 있는 공간을 원하고, 마음을 터놓을 대상을 찾듯이. 나도 그러한 장소같은 작품을 사람들에게 선사해주고 싶다. 따스함으로 위로받고 갈 수 있는 그런 작품, 그런 바다, 그런 정원, 그런 사람…
희망이가 오길 기다리면서 앉고 싶었던 정자에 오래오래 앉아있었던 시간이 기억이 난다. 사람이 뛰어 지나가고, 아빠와 딸이 자전거를 타며 삐걱삐걱 지나갔다. 오후의 바람이 불며 내 얼굴을 만졌다. 희망이가 너무 늦어진다 해도, 여기서면 몇시간은 기다릴수 있을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굳이 깎여지고 다듬어지지 않은 키 큰 풀들, 마구 자란 나무들… 큰 길 바로 옆에 이런 길이 나있고 그 길 위에 오래된 집들과 마을이 서있다는것이 신기했다. 그곳에 작은 정자, 큰 정자, 생각보다 많은 벤치들이 있다는것도 아기자기 했다. 마지막 순간들을 그 길에서 기다렸던것이 참 다행이었다. 큰 책임감 그러나 기대가 더 큰 집회를 바라보며 푸르른 정자안에서 마음의 준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