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ding Solitary
나는 어렸을적 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원하지 않는데도 참 많았다. 아빠는 타지에서 일하셨고, 엄마는 알바를 하신다고 집에 잘 안계셨다. 한국에 있을 때 할머니와 작은 외삼촌 가족, 할아버지, 작은 아파트에 참 많은 인원이 옥닥복닥 살았지만 나는 어른이 되어서야 가족의 정을 알았지, 사춘기때는 늘 내 방문을 꼭 닫고 어두컴컴한 책상위 퍼어런 램프로 쬐어지는 교과서만 바라보고는 했다. 두 사람이 누울법 할 법한 방 하나와 쪽 창문 하나였지만 내 공간이 있었음에 나는 숨어 안도하며 지냈다. 그 이후 뉴질랜드에서 홈스테이를 하면서 첫 ‘가족의 따뜻함’을 맛보았는데, 나와는 머리색도 피부색도 눈 색깔도 다른 가족이었지만 그들은 나를 딸로 여겨주었다. 식탁에서 소금을 머리 뒤로 뿌리면 복이 온다고 하던 아빠 아저씨가 기억난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그 가족의 따스함의 기억이 ‘나의’ 기억이 아닌, 그저 영화 하나를 본 듯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처럼 내 마음에서 가끔 꺼내볼 수 있는 정도의 기억으로 남았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내가 더 혼자임을, 더 홀로임을, 자각시켜주었다.
여덟살 적, 나는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할 마음아픈 일을 정말 말 그대로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것이 나는 시작이었다고 생각한다. 힘든 것은, 아픈 것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는것이 아님을 어린 나는 알았다. 생각보다 내성적이고 낯가림이 심한 나는 성장할수록 밝아지고 에너지가 높아지게 되었다. 어린 남자친구들도 그저 영화 한편처럼, 나를 영화처럼 사랑만 해주는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의지 라는것은 홀로 할수밖에 없음을 나는 늘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혼자가 참 편한 사람이 되어 자랐다. 애인이 있을때면 외롭고, 애인이 없을때면 ‘고독’ 했다. 나는 늘 후자로 돌아오기 마련이었다. 함께 있어 외로운것 보다는, 나 스스로가 함께 있어주는것은 하나도 외롭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만난지 어엿 십년이 다되어 가도 나는 아직 함께함이라는 것을 배우는 과정에 있다. 정말 같이 있어주는것은 무엇일까. 몸만 같이 있어주는것일까. 눈을 바라봐주는 것일까. 그 임재가 느껴지는건 우리의 말로도, 우리의 눈물로도 어쩌면 대체할 수 없는 마법같은 신기루같은걸지도.
헨리나우엔은 정확하게 구별한다. 외로움과 고독함. 나는 처음으로 외로움이 아닌 고독함을 끌어안는다. 그것은 내 상처를, 내 연약함을, 내 죄된 음성들과 생각들을, 정욕, 질투, 시기, 그 모든것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시간을 뜻한다. 거기에는 그 모든것을 품어주시는 누군가가 함께함을 전제로 한다.
나는 오늘도 홀로 배신감에, 상처에 눈물을 흘린다. 핸드폰너머 누군가는 나의 말들을 기다리고 있다. 침대에 다리를 놓고 천장에 있는 불만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는 나는 그 기다림에 답할수가 없다. 내가 외로움인지, 고독함인지, 아직 모르겠기 때문이다. 그 누군가는 그 날 그렇게 기다리다 갔다. 그러나 내게는 그것 하나만으로 족했다. 내가 고독함을 끌어안아도,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도, 내 옆을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차차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외로움을 자처해도, 그들은 내게 따스한 민들레 차와 같은 말들을 건넨다. 너는 내 정말 좋은 친구라고. 너 자신을 탓하지 말라고. 그리고 말한다. 여호와는 빨간약이라고.
우리의 고독에, 외로움에, 배신감에, 상처에, 바를수 있는 유일한 빨간약은 누군가의 함께 있음이다. 너이고, 나이다.
아파서 허덕거리고 있을때 내게 손 내밀어준 가까운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기며 마지막 몇장들을 바친다.
작고 보잘것 없지만, 늘 그렇게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고싶다.
All human beings are alone. No other person will completely feel like we do, think like we do, act like we do. Each of us is unique, and our aloneness is the other side of our uniqueness. The question is whether we let our aloneness become loneliness or whether we allow it to lead us into solitude. Loneliness is painful; solitude is peaceful. Loneliness makes us cling to others in desperation; solitude allows us to respect others in their uniqueness and create community.
Letting our aloneness grow into solitude and not into loneliness is a lifelong struggle. It requires conscious choices about whom to be with, what to study, how to pray, and when to ask for counsel. But wise choices will help us to find the solitude where our hearts can grow in love.
-Henri Nouwen